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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후기

[알바후기] 여자 혼자 간 쿠팡 물류센터 야간 단기알바 후기(4) - 고양1센터 HUB

by 라이프니스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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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자 혼자 간 쿠팡 물류센터 야간 단기알바 후기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식사 후 복귀하고부터 퇴근하기까지의 과정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밥이 들어가니 조금은 낫더라

식사 후, 교육장에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애매하게 20분 정도가 남는데 피곤해서 핸드폰하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잠이 오지도 않고(11시 40분-12시 정도 되는 시간이었어요) 그냥 멍때리다가 시간이 다 지나간 것 같아요. 복귀하라고 한 시간보다 10분 먼저 출발했습니다. 왜냐하면 고양1센터는 너무나 크기 때문이죠. 게다가 처음 오는 곳이다보니 어디가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고, 복귀시간까지 올바른 곳에 찾아갈 것 같다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위치를 잘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인간이 참 신기한 게 밥을 먹었다고 그새 일을 할 만해지더라고요. 교육 시간이 있었으니 한 2-3시간밖에 일을 안 했을텐데도 지루하고 몸이 찌뿌둥했는데, 휴식을 했다고 이렇게 힘이 조금 나다니요. 노동자에게 휴식은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네 시간을 다시 일했습니다. 허브 공정은 크게 걸을 일이 없었는데 식사를 교대로 하니, 다른 사람들의 구역까지 제가 좀 봐줘야 해서 그나마 걸을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게 좋았어요. 계속 한 곳에만 서 있는 것도 고역이라 몇 걸음이라도 왔다갔다 하면서 일했거든요.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조금 걸을 수 있으니 조금 환기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 주변에 있던 기존 분들이 좋은 분들이라 초콜릿도 주시고, 물도 먹고 오고, 화장실도 다녀오라고 하시며(화장실도 각 공정 주위에 있어요. 굳이 보안대 거치고 안 나가셔도 됩니다. 처음이시면 물어보시면 됩니다!) 친절하게 해주셨습니다. 약간의 온기를 느끼며 그렇게 네 시간을 채워 일했습니다. 

 

미로 속에서 헤매는 기분

3시 55분쯤 되니 모두 업무를 멈추고, 한 곳에 모였습니다. 관리자처럼 되어보이는 분이 와서 인원을 확인하고, 수고하셨다며 해산할 수 있게 되었죠. 저는 정신이 탈탈 털린 채로(다시 한번 말하지만 괜찮은 공정이었습니다) 사물함이 있는 6층을 향해 갔습니다. 6층에 도착해서 짐을 빼고, 출입카드를 받았던 곳으로 가서 반납을 했습니다. 이때 다시 쿠펀치를 켜서 쿠팡와이파이를 연결해 체크아웃을 눌러줘야 합니다. 꼭 4시가 지난 다음 눌러줘야 조퇴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교육 때도 여러 번 강조하십니다.) 

 

그런데... 그때서야 알았죠. 허브 공정에서 신은 안전화를 그대로 신고 왔다는 것을! 셔틀이 출발하기까지는 20분 남은 상황. 퇴근 인파를 뚫고 안전화를 갈아신는 곳까지 가서 제 신발으로 바꿔신고 다시 셔틀버스를 타기에 빠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안전화를 어디서 갈아신었는지를 완전히 까먹은 상황이었죠. 공정에 들어가서 교육을 받는 도중에 안전화를 갈아신고, 그 뒤로 이동에 이동을 했으니 도저히 몇 층인지조차 감이 안왔습니다. 게다가 A동인지, B동인지도 헷갈리는 상태! 

당시 제가 느낀 공포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문들 사이에서 길을 찾아나가야만 한다는 느낌.

저는 부리나케 제가 업무했던 층을 다 돌아다녔습니다. 쿠팡 고양1센터는 한 층이 세 층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2층까지 가려면 아주 여러 층을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엘리베이터는 물론 퇴근 인파들로 아주 붐비는 상태. 셔틀을 놓치면 끝...(여기는 아주 먼 고양..)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뛰었습니다. 보안 요원들께 묻고, 조끼 입으신 분들(보통 관리자)께도 묻고, 아무도 알지를 못하더라고요. 어떡하겠습니까. 몸을 더 빨리 움직이는 수밖에. 그렇게 미로 속을 헤매는 기분과 셔틀버스를 놓칠까 긴장되는 기분을 한껏 느끼다가 결국! 제 신발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급하게 갈아신고 다시 6층으로! 

 

이미 30분이었는데 빽빽하게 셔틀버스가 서 있다보니 앞의 차가 출발하지 못하면 뒤의 차도 출발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다른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버스가 3분 정도 늦게 출발한 탓에 저는 세이프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숨이 차던지. 숨 고르는 데만 몇 분이 더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셔틀버스를 타고 잠깐 잠이 들었더니 한 시간이 금새 지나 도착 장소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몸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너무나 고되고 힘이 빠지는 느낌. 생각했던 것보다 근육통은 심하지 않았지만, 정신이 털린 느낌이랄까. 마지막에 미로 속을 헤맨 것이 더 제 정신을 빼놓은 것 같았어요. 그렇게 집에 도착하고 씻으니 또 바로 잠이 안 오더라고요. 다섯시 반-여섯 시가 되어서야 그제야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 험난했던 첫 출근이 끝났습니다. 

 

오늘도 쿠팡 알바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 다음날 후기와 급여 부분에 대해서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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