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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후기

[알바후기] 쿠팡물류센터 부천2센터(프레시센터) 허브 주간 알바후기(2)

by 라이프니스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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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부천2센터에 가게 된 과정과 교육을 받은 시점에까지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었죠. 오늘은 본격적인 허브 공정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고 소중한 부천2센터

이전 포스팅에서 부천2센터는 고양1센터와 많은 점이 달랐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직무 교육을 받을 때 그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가이드라인이 비교적 확실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분명했던 고양 센터와 달리 부천2센터는 뭔가.. 좋게 말하면 사람냄새 나는 현장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허술한 교육이었습니다. 매뉴얼을 기반으로 확실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도제식으로 옆의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다가, 새로운 케이스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교육을 하는 방식. 그도 그럴 것이 고양1센터에서는 한 층에도 허브라인이 끊임없이 이어져있는데, 여기는 허브라인이 하나밖에 없는 거에요. 그마저도 열 명 남짓한 적은 인원이 모두 커버하더라고요. 물량도 그렇게 많지 않고요.

 

'아, 그래서 작은 센터는 단기사원 인원이 별로 필요하지 않구나' 하고 이때서야 생각이 들었습니다. 쿠펀치로 지원하는 하루알바(단기사원) 지원에 계속 떨어졌던 이유가 있는 거죠. 거의 대부분이 계약직 사원들인 것 같았고 하루 단위로 일하러 오는 단기 사원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았습니다. 하긴, 전 공정의 신규 인원이 함께 받는 공통 교육 시간에 총 인원이 7명이더라고요. 매일 최소 30명 이상의 인원이 새로 오는 고양과는 상황이 아주 달랐습니다.

 

그러니, 작은 센터에 지원하고 계속 떨어지시는 분들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셔틀버스가 집 앞에 오는 것이 중요하니까, 특정 센터에만 지원하실 수 있을텐데 그 센터가 이렇게 부천2센터처럼 작은 곳이라면 정말 TO가 없어서 떨어지는 것일 수 있으니까요. 실망하지 마시고 계속 지원하다보면 이렇게 저처럼 운좋게 걸리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우리 존재 모두 화이팅.. 

 

같은 허브 공정, 다른 업무 강도

그렇게 저는 허브 두 라인의 작업자분들을 오가며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쿠팡의 자체 상품들을 분류하기만 했던 'PB SORTER'와는 완전히 다른 업무였죠. 그 정도 업무 강도만 생각했던 제게, 부천2센터의 허브 공정은 아주 최종보스 같은 녀석이었습니다.고양에는 체격 좋은 남자분들이 주로 배정되던, 그런 업무가 제게 주어진 것이죠! 물론 업무에 남녀가 어디있겠습니까만은. 솔직히 업무만 보고 긴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긴장은 충분히 필요한 것이었죠. 업무가 어마어마하게 힘들었거든요. 

 

이 날 제가 맡은 허브 공정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사실상 상하차와 비슷한 업무입니다. 우선, 한 라인 뒤쪽에 파레트를 두 개 놓아둡니다. 한 쪽은 쿠팡 프레시박스(프레시센터이기 때문에 이것이 존재합니다!)를 쌓을 곳이고, 한 쪽은 계란 등 박스에 나오는 상품을 쌓기 위한 곳이죠. 이 파레트는 원래 산업안전보건교육 때 2인 1조로 들어야 하며, 끌거나 밀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지켜서 작업하지 않습니다. 그냥 1명이 들고 끌고 밀어서 제 자리에 두면 됩니다(;). 인력은 늘 모자라고 내려오는 박스는 늘 많으니까요. 

2인 1조로 들라고 교육받았지만 아무도 그렇게 들지 않는 파레트..

힘 좋고 민첩해야 하는 허브

아무튼 파레트 두 개가 놓아지면, 이제 상부에 있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물건들이 내려옵니다. 지역별 바코드로 구분되어서 내려오는데요, 그 지역이 맞는지 운송장을 확인하게 됩니다. (원래는 새벽 배송인지, 일반 배송인지도 확인해야 하는데 이건 오후 공정에서 다시 설명드릴게요!) 운송장을 확인하면 이제 파레트에 그 물건을 쌓습니다. 테트리스 하시면 되는데, 이것도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나름의 현장에서 생긴 노하우들이랄까요. 계약직 사원분들과 관리자분들께서 친절히 알려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가벼운 상품은 중간에, 무거운 상품은 가장자리에 놔두어야 높은 단을 쌓았을 때 무너지지 않는다든가, 2-2-2-2 포지션으로 쌓아야 트럭에 잘 적재할 수 있다든가, 아주 큰 상품들은 맨 위에 쌓고 래핑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그 규칙과 노하우에 따라 파레트에 12단 정도의 박스를 적재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래핑! 스트레치 필름, 즉 늘어나는 필름으로 이 박스들을 모두 감아야 합니다. 보통 3단 정도 되면 랩을 감기 시작하면서 적재도 동시에 진행하는데요, 맨 아래에 있는 파레트와 바로 위에 있는 1-3단의 박스들을 함께 세 번 정도 감습니다. 박스가 상하차 시 파레트에서 쓰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모서리마다 단단하게 고정하여야 합니다. 3단 이후부터는 한 바퀴씩 감다가 한 10단 즈음 올라왔을 때 지역을 나타내는 코드가 적힌 종이를 랩 사이에 붙입니다. 그리고 다시 나머지 단을 두 번 정도의 랩핑으로 마무리합니다. 그러면 파레트를 옮기시는 분들이 마감을 하고, 저희 뒤편에 도킹되어 있는 트럭에 파레트를 상차하십니다. 

 

이렇게 하면 하나의 파레트 상차가 끝이 납니다. 이 물건들은 지역별 캠프로 가게 되어 쿠팡맨들이 고객들의 집까지 배송하게 되죠. 대략적으로 공정에 대해 감이 잡히셨나요? 그 다음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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